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후기

이 책은 1973년 제19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일본의 유명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추리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은 책인 만큼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흥미를 가져다주는 책이다.

책이 처음 출간된 시점이 1970년대인 만큼 그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당시의 긍정적이지 않은 성별, 신체, 직업, 국가적 차별 표현과 사상이 등장해 당시의 상황을 독자들에게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서로 다른듯하지만 서로 연결된 세 개의 사건이 벌어진다. 시작은 어느 여고생의 장례식이다. 슬픔으로 가득 찬 장례식 중 곳곳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 임신 중절 수술 중 사망하게 된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사망하기 바로 직전 ‘아르키메데스..’라고 흘려 말하는 것을 그녀의 아버지가 듣게 되었다. 딸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든 사람을 찾아 나선 아버지, 그리고 그녀가 죽기 전 읊조린 ‘아르키메데스’로 연결된 나머지 사건들의 궁금증이 커진다.

그녀가 죽고 며칠 뒤, 동급생이 농약이 든 도시락을 먹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의 특이한 점은 도시락을 사고파는 경매를 통해 구매한 도시락이라는 점이다. 마치 누군가 경고장을 날리듯 일이 벌어졌다. 마지막 사건은 임신 중절 수술을 사망한 그녀의 동급생에게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접점이 전혀 없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한 줄로 연결되는 세 개의 사건들을 보며 히가시노 게이고를 소설가로 만든 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책의 제목만으로도 독자들의 흥미를 끌어당기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작된 등장인물의 장례식부터 당시의 분위기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어서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1970년대의 책이며 그때의 시대적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어쩌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불편함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이해도를 높이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게 해줬던 포인트라고 말하고 싶다.

각 사건들의 숨겨진 이야기 또한 소설로서 좋은 충격을 가져왔다. 임신 중절 수술 중 사망한 미유키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안겨준 슬픈 진실, 농약이 든 도시락을 통해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자신이 범인이 되어야만 하는 모자까지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하며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자연스러워서 1970년대가 아닌 지금 세상에 나와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은 소설을 좋아하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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