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강의 제7판 리뷰

사진학강의 제7판 리뷰입니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려는 분께 권해드릴 만한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와 비교해볼 때 그렇습니다.

제 고교시절에는 당시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의 유만영 교수님께서 쓰셨지만, 사실 일본의 사진 기초서적을 많이 참고한 「사진기술개론」 이라는 책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무척 쉽게 쓰여진 책인데도 그땐 어렵기만 했습니다. 읽고 또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누구에게 속시원하게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혼자서 이걸 30번 남짓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쯤 읽으니 더 읽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책을 보지 않아도 각각의 페이지에 있는 사진이 떠오르고 내용 역시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걸 죄다 외울 정도로 읽어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기에, 당시 국내에 딱 두 개 있던 사진잡지인 「월간 영상」과 「월간 사진」을 정기 구독하면서 동시에 일본의 「아사히(アサヒ)카메라」와 「日本카메라」도 정기 구독했습니다.

그렇게 1년쯤 지나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사진의 기본적인 원리를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그 1년 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사진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에 관해 풍부한 용례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책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전공하면 풍부한 용례를 보여주며 자세하게 해설하는 내용의 책을 쓰기로 그때 다짐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진학과에 입학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은 CF와 영화 촬영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선배가 보여준 Basic photography는 비록 풍부한 사진의 용례는 좀 적었지만 제가 쓰고자 했던 그 방식 그대로 너무나 자세하고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식 영어로 쓴 이 책은 같은 의미로 쓰이는 단어를 한 문장에서 또 사용하지 않는 바람에 동의어 유의어 사전까지 동원해가며 밤새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때 읽었던 책은 3판이었는데 벌써 7판까지 나왔습니다. 저자인 Michael Langford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7판을 끝으로 더 이상의 개정판이 나오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후로 지금껏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사진에 입문하는 분들을 가르칩니다. 어느 정도 기본기가 있는 분들께는 최상의 교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책도 사진을 이용한 용례가 적은 편이라서 독학을 목표로 하는 초보에게 권장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이 책은 Barbara London, John Upton, Kenneth Kobre 등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사진 기초기술 서적인데 7th Edition이 yes24.com에서 무려 171,520원이나 하는 고가의 책입니다. 정말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으시면 여길 눌러주세요.

그걸 이번에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학을 전공하고 미국의 School of Visiual Arts 에서 사진학을 전공한 최창호 교수님의 번역과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석좌교수이신 김승곤 선생님의 감수로 타임스페이스에서 출판했습니다.

본래 이 책은 처음 4판을 미진사에서 성낙인.배병우 교수님의 번역하여 1987년 1월에 출판한것을 시작으로, 5판을 타임스페이스에서 김승곤 선생님의 번역하여 1999년 5월에 출판했으며, 6판은 다시 미진사에서 이준식 선생님께서 번역하여 2000년 8월에 출판했고, 이번 7판은 타임스페이스에서 2004년 8월에 출판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게 뜨끈 뜨끈한 최신판입니다.

이 책은 사진의 기본원리에서부터 카메라 렌즈, 광선과 필름, 필름현상과 프린트, 특수기법, 라이팅, 흑백·컬러사진, 존 시스템, 사진을 읽는 법, 사진의 역사, 디지털사진, 문제와 해결 찾기, 용어해설, 참고도서 목록 등, 사진의 전 분야에 관한 최신 이론과 기법, 유용한 정보들이 600장이 넘는 사진도판과 함께 총망라된 사진의 바이블이라 할 만합니다.

특히 7판에서는 급변하는 영상기술과 사진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디지털이미징>에 관한 항목이 대폭 수정·보완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30여 개 대학과 연구기관, 저명한 사진가와 대학교수 등 권위 있는 집필진과 전문가의 책임 감수를 거친 신판「사진학강의」는 사진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평이하고 체계적인 문체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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